가끔 생각해본다

나는 깨달았다 그것도 아주 최근에 나는 말 끝을 자주 흐린다는 것을 그냥 웃거나 아니면 말꼬리를 흐리면서 상대의 대답을 바라며 쳐다보는 것이었지 나에게 호의적인 상대는 얼마든지 내가 똑부러진 맺음으로 말을 끝내지 않아도 대꾸를 해주었다 내게 그렇게 해주는 사람들이 누가 있었더라 내 맞은 편에 앉아 내 얘기에 자잘한 웃음을 짓던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보았다 이제는 다들 지나간 사람들이지만 나는 아직도 당신들을 가끔 생각해본다

예나 지금이나 잠드는 것이 싫다 예전에는 자야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싫었다 자는 시간이 아까웠다 새벽 4시까지 후레쉬를 키고 책을 읽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자야만 내일이 찾아오는 것이 싫다 잠에 들고 일어나는 과정이 너무 지긋지긋하다 누가 팔베게를 해주면 좋겠다 동거는 경멸스럽다고 떠들어댔지만 가끔은 그립다 그런 것들이 좀 좆같다 좆같다고 말할 수 없어서 더 그렇다 나랑 잠에 들던 그 사람들은 나를 가끔 떠올릴까 내가 곁에 있던 아침이 잠든 내 모습이 어떤 의미였을까 가끔 생각해본다

그리고 동시에 생각해보면 이제는 자기 전에 눈 감고 떠오르는 얼굴이 하나도 없다 사실 지나간 사람들의 얼굴은 잘 생각이 안난다 부분적인 장면만 사진 찍듯 남아있고 정면에서 보면 어떻게 생겼더라 보통은 눈 말고는 아무것도 기억이 안난다 어쨌든 그 누구라도 생각이 안난다 별로 보고싶은 사람도 미운 사람도 이제는 없다 곁에 누구라도 누워있어주었으면 좋겠다 새벽에 눈을 뜨면 안심하고 잘 수 있도록 그냥 언젠가는 다시 그럴 수 있지 않을까 가끔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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